'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하는 정부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총파업은 물론 낙선 운동과 윤석열 정권 퇴진까지 언급했다.

임 당선인은 29일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임 당선인은 "현 사태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며 "의사가 만든 위기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총파업 경고는 "이 사태 가장 피해자"인 전공의와 의대생 그리고 교수가 "조금이라도 정부 탄압을 받으면 의협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고수하는 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이라면서 "의사는 단 한 명도 국민의 귀한 생명을 살리는 의료 현장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불안한 환자를 위한 전공의 복귀 설득은 "(의협이 아니라) 정부와 여당, 용산 (대통령실)에 해야 할 말"이라고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의료계 단체행동을 짚으며 현재 사태는 "전 정권 책임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이면서도 의료 현안 해결에 나서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결국 "민주당도 국힘도 다른 어떤 정당도 의사를 때리고 의사가 잘못한다고 해왔다"며 이번 총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의사에게 프레임을 씌우는 나쁜 정치인"은 "낙선운동"하겠다고 했다. 임 당선인은 지난 26일 당선 직후 안상훈 전 사회수석비서관의 국힘 비례대표 후보 공천 취소를 요구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인 김윤 서울의대 교수 거취 정리도 언급했다.

'정권 퇴진 운동'에 대해서도 "이 사태를 계속 방치하면 국민 여론이 끓어오를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면 의사가 가진 선택지도 별로 남지 않았다"고 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 보좌한 이들의 책임을 묻고 국가를 바로잡길 바란다'고 했다(관련 기사: '초강성' 임현택 "대통령 사과하고 장·차관 파면 후 대화").

임 당선인은 "사태 해결 시점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이 정도면 돌아가도 되겠다'고 보는 시점이다. 당선인으로서 전공의와 의대생 그리고 교수 의견을 듣고 이를 수렴해 대화에 나서겠다"며 "공은 정부와 여당에 넘어가 있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은 정치적 이득을 생각하지 말고 국민적 위기(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가 사직 전공의 개입 요청을 받아들였는데도 정부가 거짓말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ILO가 전공의의 의견조회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ILO는 전공의 자격을 인정하고 "정부에 의견조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