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세균성 설사’ 많아…무턱대고 먹는 찬 음식 조심해야

날씨가 더워지면 아이스크림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찬 음식으로 먼저 손이 간다. 얼음 가득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신다.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시원함으로 더위는 가시는 것 같지만, 급성 장염이라도 걸리면 낭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설사는 여름이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설사는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성 설사와 세균성 설사로 구분된다. 바이러스성 설사는 겨울부터 봄에 많고, 높은 기온과 습도로 세균이 빠르게 증식하는 여름에는 세균성 설사가 많다.

세균에 의한 감염성 설사는 전형적인 급성 설사 증상을 보인다. 하루에 세 번 이상 묽은 변이 나오고, 일일 총 배변량이 200g을 넘을 때 진단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변이 새는 증상인 변실금이나 하루 3~4회 배변하지만 전체 배변량이 정상 범위에 속하는 가성설사와는 구별된다.

세균성 설사는 수액과 전해질로 탈수 상태를 교정하거나 고체 음식을 자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접촉자 관리 또는 집단발병 시 관리를 목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지사제를 섣불리 복용하면 장 마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우선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설사로 인한 탈수 정도를 평가해 진단한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 원인을 감별해야 할 경우 대변과 혈액을 채취해 체외진단검사를 시행한다.

질병관리본부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설사 환자의 분변 검체를 검사한 결과에 따르면, 2만9,717건의 검체 가운데 병원성 대장균이 31.4%(1,3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살모넬라균 24.0%(1,065건), 캠필로박터균 8.8%(391건)으로 검출됐다.

병원성 대장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균이다. 이 가운데 대장균 O157로 알려진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되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을 일으킨다.

충분히 익히지 않은 육류와 샐러드 등 날것으로 먹는 채소, 소독되지 않은 우유 등을 매개로 전파된다. 사람과 사람간의 직접 전파도 가능하다. 감염된 환자는 보통 잠복기 3~8일 이후 발열을 동반하지 않는 급성 혈성 설사와 경련성 복통을 호소한다.

살모넬라균에 의한 감염은 익히지 않은 육류와 계란‧우유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음식물 섭취 후 8~24시간이 지난 뒤 급성장염을 일으켜 발열‧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 3∼4주 후 위・장출혈이나 천공과 같은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회복 후에도 1주일가량 대・소변으로 균이 배출된다. 이를 치료하지 않는 경우 약 10%의 환자가 발병 후 3개월까지 균을 배출하며, 2∼5%는 만성 보균자가 될 수 있다. 탈수는 드물지만, 전해질 불균형, 저혈당, 저칼륨혈증,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한다. 수액치료가 필요하고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먼저 한다.

세균성 이질은 이질균 감염으로 급성 염증성 장염을 일으킨다. 고열과 구토, 경련성 복통, 설사가 주요 증상이다. 대변에 혈액이나 고름이 섞여 나올 수도 있다. 또 경련‧두통‧기면‧경부 강직‧환각 등 중주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세균성 설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손씻기 습관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고,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는다. 특히 육류나 어패류를 덜 익혀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야채와 과일 등도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세척한 후 껍질을 벗겨 먹어야 안전하다.

GC녹십자의료재단 전유라(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여름 더운 날씨에 찬 음식을 찾게 되고 비가열 음식을 그대로 차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음식이 세균에 감염돼 있을 확률이 높다”며 “되도록이면 음식을 익혀 먹고 차게 먹을 경우에도 한번 가열한 뒤 식혀 먹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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