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 혈관염에 예방은 없어…평소 몸의 이상반응에 주목해야

우리 몸속 혈관의 전체 길이는 12만㎞로 지구 둘레의 3배에 이른다. 혈액은 이 통로를 따라 몸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운반한다. 혈관이 노폐물 없이 깨끗해야 혈액순환에 문제가 안 생긴다.

혈관염은 혈관 벽에 염증이나 조직 손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염증 반응에 의해 혈관벽이 두꺼워지면서 정상적인 혈액의 흐름을 막아 조직 허혈을 일으킨다. 반대로 혈관벽이 얇게 늘어나면서 혈관이 파열돼 심각한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혈관염은 우리 몸을 외부로부터 지키는 면역세포가 이상 반응을 일으켜 오히려 혈관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드물게는 알러지와 세균‧바이러스‧곰팡이균 등에 의한 감염으로 생기기도 한다.

혈관염은 피부발진과 고열‧근육통‧관절통‧식욕과 체중 감소‧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몸 속 혈관 어디에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혈관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던 조직에도 허혈성 질환이 같이 생긴다. 일례로, 뇌혈관을 침범하면 뇌경색이 나타난다. 신경 주변 혈관을 침범하면 뇌나 척수의 손상이 오고,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

대표적인 전신성 혈관염으로 다카야수 동맥염과 베게너스 육아종증, 헤노크쇤라인 자반증 등이 있다. 이들 증상은 발병 혈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을 위해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문진‧신체검진‧혈액검사‧영상검사‧조직검사‧소변검사 등을 진행해 종합적으로 진단을 내린다.

흔하지 않은 질병이고 진단이 어려운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빠르게 시작되면 심각한 합병증을 막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치료는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의 약물 치료로 진행되지만, 각 혈관염에 적합한 치료제나 치료 기간 등을 신중히 결정해야한다.

전신혈관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예방법은 없다. 감기 몸살 기운이 비정상적으로 오래 지속되거나, 원인 불명의 피부발진, 혈뇨나 객혈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혈관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가는 게 바람직하다.

건국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해림 교수는 “시기에 따른 예방 접종을 철저히 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정기적인 운동 등 환자 본인이 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몸의 가벼운 변화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습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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