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김광준 교수 "수면무호흡환자, 산소포화도 측정기 준비해 두는 것 좋아"

‘24분 11초’, 사람이 숨을 가장 오래 참을 수 있는 시간이다. 작년 2월 동유럽 크로아티아 출신의 52세 잠수부 부미다르 소바트가 세운 세계 공식 기록이다. 소바트는 자폐증이 있는 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숨 오래 참기에 도전했단다.

숨 오래 참기는 어린시절 집이나 동네 목욕탕에서도 한번쯤 해봤다.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얼굴을 담그고 숨 참기를 한다. 30초도 안 돼 코에서부터 공기방울이 뽀글뽀글 올라오기 시작하다가 웬만해선 1분을 넘기기 어렵다.

유년기를 바다나 강가에서 보낸 사람들도 추억이 있다. 더운 여름이면 친구들하고 물놀이를 하는데 숨 오래 참기 시합을 벌이기도 한다.

경남 거제도에서 유년기를 보낸 돌아가신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바닷물에 잠수해 숨을 가장 오래 참아 그 동네에서는 이길 사람이 없었단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이 강해 YS의 어린시절 별명이 ‘독종’이었다. YS는 젊은 국회의원 시절 무려 23일 동안 단식투쟁을 이어간 기록도 가지고 있다.

숨을 참는 것은 결국 숨을 쉬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다. 숨을 쉬지 않으면 우리 몸에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진다. 산소포화도는 쉽게 말하면, 혈중 산소 농도다.

우리 몸에 산소는 혈액에 그냥 녹아있는 산소와 헤모글로빈과 결합돼 있는 산소 두 가지로 존재한다. 산소포화도는 헤모글로빈과 결합돼 있는 산소를 측정한다.

산소포화도 검사를 하면 90~98 정도가 정상범위다. 90이하로 떨어지면 비정상 저산소증이 있다고 말한다. 80이하로 떨어지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뇌세포가 죽고, 심장에 부담이 심해져 심장기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숨을 20초 이상 참으면 산소포화도는 80% 이하로 떨어진다.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지면 병원에서는 산소호흡기를 달아준다. 85% 이하면 뇌졸중·심장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산소포화도가 80% 정도로 떨어지면 병원에서는 입안으로 관을 넣어서 기도를 통해 산소를 강제로 주입한다.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는 코골이 환자의 경우 숨을 30분 동안 안 쉬고 산소포화도가 60%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자다가 죽을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다. 전신에 산소가 부족하면 심장마비와 뇌졸중·협심증·부정맥·치매·만성폐질환·당뇨병 같은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하면 간호사가 검지손가락에 집게를 넣어 준다. 지속적으로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산소포화도는 말초(손가락) 혈관에서 측정한다. 말초혈관에서 측정한 산소포화도는 간접적인 광학방식으로 반응속도가 달라 동맥혈관 측정값과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 가정에서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산소포화도측정기는 시중 인터넷쇼핑몰에서 5만~10만원에 팔리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781회 - ※산소포화도 측정※ "숨 참기" 대결의 승자는?편에 출연, “집에 코를 심하게 골면서 수면무호흡환자가 있으면 혈압계‧혈당측정기와 함께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준비해 두는 것도 좋다”며 “지금은 손가락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를 재도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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