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와 위 등 소화기관의 상태를 검사할 때 보통 이물감과 통증을 감내하며 위내시경을 선택하거나 이를 줄이기 위해 수면내시경을 하기도 한다. 또한 캡슐내시경이 나오면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진단만 가능하고 병이 난 부분을 치료하려면 별도로 내시경을 삽입해야 했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의 김창세 교수(전남대 기계공학과) 연구팀은 광주 본원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의과학미디어세미나’에서 기존 캡슐형 내시경과 달리 치료와 시술까지 수행 가능한 캡슐내시경을 처음 공개했다.

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 원장은 “(소화기관의) 연동운동에 따라 이동하며 영상을 저장하는 캡슐내시경을 ’1세대’, 외부 전자기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내시경을 ’2세대’라고 한다면 진단 외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3세대’ 캡슐내시경이 개발되고 있다”며 “검사도 하고 약물도 전달하도록 캡슐내시경이 ‘진화’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캡슐내시경 세 가지를 공개했는데 지름 11㎜, 길이 25㎜ 정도의 원통형으로 실제 영양제 캡슐만 한 크기로 형태는 비슷하지만 기능에는 차이가 있다.

가운데 폭 6㎜, 길이 12㎜의 회전형 칼날이 달린 바이옵시캡슐은 소화기관 조직을 채취하는 ‘생검’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1~2세대 캡슐내시경으로는 병변 의심 부위를 발견하더라도 해당 조직을 채취하려면 유선 내시경을 넣어야 하는데, 이 생검용 캡슐내시경을 쓰면 영상진단과 조직채취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소화기관 병변에 약물을 전달하는 약물주입캡슐도 있는데 캡슐 속에 약물을 넣을 수 있는 공간과 약물을 밖으로 내도록 압력을 가하는 장치가 들어있다.

캡슐을 기울이면 한쪽에서 작은 바늘이 나오는 타투잉 내시경도 있다. 이는 시술할 때 병변을 쉽게 찾도록 해당 부위에 마킹(표시)을 할 때 쓴다. 바늘은 소화기관 점막 아래층에 꽂히고, 바늘을 통해 의료용 잉크가 흘러나온다.

캡슐내시경 3종은 모두 외부의 전자기장으로 구동이 조절된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으로 내시경이 모두 제 기능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창세 연구부장(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은 “알약 크기 캡슐내시경 내부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마이크로 구동 메커니즘을 개발했고, 내시경 크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원은 배터리 대신 외부 전자기장을 사용했다”며 "다만 이들 캡슐내시경을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채취할 조직을 고정하고 이 조직을 제대로 회수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