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이명 증세를 보이는 고령 환자의 경우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귀울림 혹은 이명(耳鳴, Tinnitus) 현상은 외부로부터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귓속 또는 머릿속에서 소리를 느끼는 현상으로 '윙'하는 소리나 벌레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 '삐-', '쏴~' 같은 단순음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 연구팀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6개월 이상의 만성 이명 증세를 보인 65세 이상 환자 58명을 대상으로 이명의 중증도와 경도인지장애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17.2%에 해당하는 10명에서 MoCA-K 점수가 23점 미만의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됐다고 밝혔다.

임상적 특징으로는 48명의 인지장애가 없는 대조군에 비해 평균연령이 70.9세로 3세 정도높았으며 청력 또한 대조군에 비해 7데시벨(dB) 정도 저하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명장애척도검사 결과 경도인지장애 그룹의 평균 점수는 33.6점으로 대조군의 평균 점수인 21.9점보다 10점 이상 차이가 났다. 이명장애척도 점수가 30점 이상이면 이명으로 인해 성가심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이명으로 인한 성가심을 느끼고 있는(THI≥30) 환자 비율을 비교해 본 결과, 경도인지장애가 없는 대조군의 경우 48명 중 10%에 해당하는 5명만이 이명으로 인한 ‘불편함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데 반해, 경도인지장애 그룹은 전체 10명 중 절반이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 심한 이명 증상과 경도인지장애 사이에 유의한 연관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이명을 가지고 있는 고령 환자에서 심한 이명이 경도인지장애를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노년기에 심한 이명이 동반될 경우, 주의력 결핍이나 일시적인 기억 손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수준의 인지장애일지라도 노년층에는 치매로까지 발전될 수 있어 만성적이고 심한 이명증상이 계속되면 속히 병원을 방문해 이명 및 인지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이비인후과학지인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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