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실명원인 1위 질환인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이 노화,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되는 질환이다. 고령인구 증가로 인해 크게 늘고 있는 황반변성에는 건성과 습성이 있는데, 서양의 경우 건성이 약 90%, 습성이 약 10%지만 우리나라는 습성의 비율이 서양보다 훨씬 높다. 문제는 시력 저하가 심한 진행성 황반변성의 대부분은 습성 황반변성이라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이준원 교수팀(연세의대 안과학교실)은 25일 한 쪽 눈에 습성(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이 발병했을 경우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세브란스병원 내원 당시 한 쪽 눈에만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한 환자 280명의 경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한 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한 전체 환자 중 21%가 발병 5년 이내에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지 않은 다른 쪽 눈에 쌓인 일종의 노폐물인 '드루젠'의 유형에 따른 습성 황반변성 발병 여부에 대해 살폈다. 드루젠은 연성 드루젠, 망상가성드루젠, 파키드루젠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연구결과 다른 쪽 눈이 정상으로 드루젠이 없는 환자는 5년 내 해당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3.6%에 불과하지만 다른 쪽 눈에 드루젠이 있는 건성 황반변성을 앓는 눈인 경우는 동반된 드루젠의 유형에 따라 발병률에 차이가 있었다. 

연성 드루젠과 망상가성드루젠을 함께 가진 환자의 경우 76%가 해당 눈 또한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됐으며 연성드루젠만 가진 환자는 46%에서, 망상가성드루젠만을 가진 경우 25%에서 5년 내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됐다. 다만 파키드루젠은 드루젠이 없는 정상인 눈과 유사하게 낮은 발병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미 발생한 습성 황반변성의 세부 유형에 따른 다른 쪽 눈의 발병 가능성도 분석했는데 전형 신생혈관성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5년 내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19%로 조사됐고,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의 경우 8%, 망막혈관종성증식의 경우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다양한 인자 중에서도 성별, 나이 등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드루젠의 유형’이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가장 유의미한 인자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황반변성은 선진국에서 실명의 원인이 되는 질환 1위이며,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황반변성도 점차 그 분류를 세분화하는 추세로, 환자별 맞춤 진단, 경과 관찰, 치료를 한다면 예후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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