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두통이 군발두통에 비해 훨씬 통증기간은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손종희 교수팀(신경과)은 '한국 군발두통 레지스트리(Korea Cluster Headache Registry) 데이터'를 이용해 연구한 결과 군발두통보다 증상이 약해 개연군발두통으로 진단됐더라도 실제 발작기간은 1.7배나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군발두통(群發頭痛, Cluster headache)이란 일정기간에 강렬한 아픔을 일으키는 두통 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자살두통이라고 불릴 만큼 통증이 심각한 두통이다. 출산보다 더 심한 극심한 두통이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되며, 극심한 두통에 눈물, 콧물까지 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국제두통학회는 한쪽 눈 또는 관자놀이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15~180분 지속되거나, 기준으로 삼는 다섯 가지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을 동반할 때, 또는 안절부절하고 초조한 느낌이 들 때, 두통 빈도가 이틀에 1번~하루에 8번 정도로 잦을 때 군발두통으로 진단한다. 반면 개연군발두통은 이보다 횟수가 적거나 다른 진단기준 1개를 충족하지 못할 때를 의미한다.

하지만 두통 발작이 지속되는 시간을 비교한 결과 군발두통환자(139명)는 약 94.3분인 반면, 개연군발두통환자는 163분으로 1.7배나 더 길었다. 개연군발두통 환자가 군발두통 환자보다 평균 69분 더 길게 고통을 느끼는 셈이다. 심지어 일부 개연군발두통 환자는 최대 600분 동안 통증이 지속되기도 했다.

또 고통의 정도를 분석한 결과 군발두통과 개연군발두통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두통으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검사(HIT-6) 결과 군발두통과 개연군발두통은 각각 68.1점과 63.9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환자들의 삶의 질을 평가한 검사(EQ-5D)에서는 두 환자군 모두 0.85로 동일한 점수가 나왔다. 이외에도 불안증 검사나 우울증 검사, 스트레스 검사에서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국제두통학회가 제시한 군발두통 진단기준이 국내 군발두통환자의 증상과 고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제로 개연군발두통 환자 중 37%(6명)는 군발두통 진단기준인 두통 지속시간(15~180분)보다 더 길게 통증을 겪었다는 이유로 개연군발두통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손종희 교수는 “전형적인 군발두통 기준에 충족되지 않아서 제때에 정확하게 진단을 못 받거나 치료가 늦추어 지는 경우가 있는데, 개연군발두통은 방치하면 군발두통으로 진행될 수 있고 군발두통 환자가 느끼는 삶의 고통과 유사하기 때문에 진단·치료·지속적인 관리가 군발두통과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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