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성 간염일 경우 3주 이내 사망률 80%

아무런 병도 없이 건강했던 20-40대 성인들이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늘고 있다. 처음에는 감기 몸살이라고 생각했다가 뒤늦게 A형 간염으로 진단받는 사례도 상당히 많은데 간세포가 급격히 파괴되는 전격성 간염(Fulminant Hepatitis, 급성간부전)이 생기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간이식을 해야 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격성 간염은 3주 이내 사망률이 약 80%에 이를 정도로 매우 급격하고 치명적인 간염인데 대부분의 A형 간염은 휴식만 잘 취해도 건강을 회복하지만 이처럼 전격성 간염일 때는 상황이 심각해지며 응급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전체 간이식 환자의 7-8%가 A형 간염에 의한 전격성 간부전에 의한 경우라고 할 정도니 간과해서는 안될 질병이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간담췌내과 이상헌 교수는 “A형 간염은 오염된 손을 통해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손씻기로 개인위생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만약 항체가 없다면 백신 예방접종으로 평생 면역을 획득할 수 있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교수는 “특히 5월에는 휴일이 많아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 날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등의 섭취를 피하고, 항체가 없다면 출국 전 백신을 맞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형 간염은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주로 입으로 옮는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만성으로 진전되는 경우도 거의 없고 간경변증으로 번지지도 않아 B형, C형 간염에 비해 예후가 좋고 예방접종만 2회 맞더라도 평생 걸릴 일이 없다. 그런데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A형 간염이 한해 1~200여명 선으로 발병했으나 2008년부터 7-8천명을 넘기 시작하면서 2009년 1만5천여명정도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도 이미 A형 간염 환자 수는 서울.경기도를 중심으로 3597명이 발생해 이미 지난해 감염자 수인 2436명을 넘어섰다.

A형 간염은 후진국병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분변을 통해 체외로 나오기 때문에 과거 위생이나 보건 상태가 나쁜 아동들은 A형 간염을 가볍게 앓고 지나가 항체가 생긴 경우가 많았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 위생 개념이 투철해지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졌고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인 20~40대에서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다.

A형 간염의 특징은 어렸을 때에 걸리면 정말 감기 앓듯 본인도 모르게 앓고 넘어갈 수 있는데 성인이 되어서 걸리면 예후가 굉장히 안좋다는 것이다. 특히 B형 간염 보유자나 만성간염을 앓고 있는 사람, 또 과음으로 간이 안 좋은 사람이 A형 간염에 걸릴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다행히 A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지금 20대에서 40대 초반까지는 항체가 없는 경우가 다수로 판단되지만 오히려 10대 이하 아동들은 항체를 가진 경우가 더 많다. 보건 당국의 홍보로 A형 간염 백신을 맞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성인이라도 의심이 되면 항체검사를 해 항체가 없으면 예방주사를 맞을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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