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만성 변비는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로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1세 미만은 2.9% ▲1~2세 10.1% ▲4세 이상22.6~34.0% 비율로 나타난다. 배변 장애로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 수는 전체 소아과 환자의 3%, 소아 소화기 환자의 10~25% 정도로 추산된다.

변비의 원인은 식습관이나 생활 패턴,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기능성 변비가 90~95%로 대부분이다. 섬유소와 수분 섭취가 부족하고 바깥 활동이 제한적인 겨울철에는 이전에는 없던 변비가 생기는 아이들이 많은데 신체 활동이 줄어든 만큼 장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한 까닭이다.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은혜 교수는 “일반적으로 변비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변비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변비로 진행되고 오심, 구토, 복통, 복부 팽만, 식욕부진으로 이어져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드물게 변비의 합병증으로 요로감염, 항문열상, 전초치질(Sentinel pile), 직장 탈출증, 성장부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변비를 불러일으키는 주범은 대부분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식습관의 경우 자신의 의사를 뚜렷하게 전달하는 유‧소아기 이후에는 채소를 거부하고 편식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 피자, 햄버거, 치킨 등의 패스트푸드는 육류나 밀가루가 주성분으로 장에서 대부분 흡수되는 단백질이나 지방의 비율은 높고, 섬유소는 부족해 형성되는 대변량이 적다. 결과적으로 대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드는 양이 될 때까지 장내에 변이 오래 머물면서 딱딱하게 굳은 변을 보게 된다. 

문제는 아이들이 배변할 때 굳은 변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대변을 참게 되면서 대변 덩어리가 점점 커지고 수분이 흡수되어 딱딱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소아 변비 치료 약물로 대변을 묽게 하여 직장에 정체되지 않고 원활하게 배출하도록 하는 유지기 치료를 먼저하고 난 이후에 배변 연습을 해야 한다.

유아기 때 배변연습을 하면서 스트레스로 인한 변비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는 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두고 배변 연습을 시키는 것이 좋다. 식후 10~20분 사이에 5분 정도 변기에 앉아 있도록 하고, 일반용 변기가 너무 큰 유아들은 어린이용 휴대 변기를 이용하거나, 일반 변기에 덮개 패드를 달고 양 발바닥이 바닥에 닿을 수 있도록 발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배변을 못 하더라도 변기에 앉는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변비의 치료는 약물이나 관장으로 직장에 저류된 대변을 제거하거나 대변을 참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변을 묽게 하는 하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배변이 3개월 이상 유지되면 하제를 점차 줄여나간다. 치료과정은 변비로 인해 배변 감각이 둔해져 버린 대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최소 수개월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호자의 임의대로 중간에 약물을 감량하거나 중단할 경우 치료 효과가 좋지 않고, 배변을 하더라도 변비가 재발률이 높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수분과 섬유질 풍부한 사과, 딸기 좋지만 바나나와 감은 변비 악화

약물치료와 함께 균형 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이 필수적인데 식사 섭취량 자체가 적은 경우는 전체적인 경구 섭취량을 증가시키도록 군것질을 자제하여 식사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한다. 편식이 심한 경우에도 식사량이 충분하더라도 변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편식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에 좋은 음식으로는 과일, 채소, 잡곡, 견과류 등이 있지만 과일이라 하더라도 탄닌이 많은 바나나와 감은 변비를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이은혜 교수는 “유제품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도 과량으로 섭취 시 특히 생우유의 경우 칼슘 과다로 변비를 악화시키므로 하루에 400cc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전하며 “야쿠르트, 요거트는 유산균이 풍부해서 장내 환경을 유익하게 하지만 다른 고형 음식 섭취에 영향을 주므로 과량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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