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도 치명적인 부부 불화

부부 사이의 신체적, 언어적 폭력이 여성의 정신건강을 더 취약하게 해 우울증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한규만 교수팀은 한국복지패널조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부간 폭력이 우울증상 발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성인 기혼남녀 9,217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연구팀은 기혼 여성이 기혼 남성에 비해 언어적, 신체적 폭력으로 인한 우울증상 발생 위험에서 더 높은 취약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신체적 폭력이나 위협을 일방적으로 당한 여성은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증상 발생위험이 2배 정도 높았고 양방향성 언어폭력을 경험한 여성이라 할지라도 언어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증상 발생위험이 1.4배 높았다고 한다,

따라서, 기혼여성의 경우에는 배우자로부터 폭언을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폭언의 가해자가 되는 경험 역시 정신 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드러났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폭력의 언어나 피해 및 가해 경험이 우울증상의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성별에 따른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의 불화는 어린 자녀의 우울증 발병에 높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하는데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는 주의력 부족이나 야뇨증, 손톱 물어뜯기나 틱(Tic) 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진학 이후에도 학습 부진이나 심한 투정, 대인관계 트러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부부간 불화로 시작된 우울증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부적 상황 혹은 내면으로부터 시작된 어려운 과제나 상황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인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키워 평정심을 유지하고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약물 치료를 받고, 회복탄력성 향상을 위한 상담 치료 프로그램을 병행한다면 빠른 시간 안에 치유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