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생각할 수 있는 발열의 원인에는 감염이 있다. 감염에 의한 염증반응으로 체내에서 균에 대해 싸우는 염증세포들이 있는데 이 세포들이 분비하는 내분비 물질(cytokine)에 의해 체온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평생 열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물고기도 세균을 주입해 보면 격렬하게 움직이면서 체온을 상승시키는 모습에서 발열의 메커니즘이 유사함을 볼 수 있는데 체온을 상승시키면 몸 속을 침범한 세균의 번식환경도 좋지 않게 되고 내분비 물질 속에서 격렬히 세균에 대항해 싸우는 염증세포가 이겨 결국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메커니즘이다. 

이런 메커니즘은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우리의 뇌에는 간뇌의 시상하부 아래쪽에 있는 내분비 기관인 뇌하수체(Pituitary gland)가 있고 뇌하수체 앞부분에 있는 체온 중추가 항상 체온을 외부 기온과 상관 없이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이 되면 기준점(set point)을 상향시켜 체온이 올라가게 한다. 자동 방범 시스템이랄까. 이런 첨단 시스템이 몸 안에 존재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럼 열이 나는 아이를 보고 자연히 치료되겠지 하고 지켜보면 되는 걸까? 

체온이 1도 상승할 때 산소 소비는 13%상승하게 된다. 또한 열량 및 수분 필요 역시 증가한다. 열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하고 소아는 열로 인한 경련도 하기도 한다. 임신 초기에는 섭시 37.8 이상의 발열이 단 한번만 있어도 태아의 신경계 손상이 정상보다 두배 가까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신경계 손상 발생률이 워낙 낮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고 대신 다음과 같은 수칙을 알 필요는 있다. 

1. 가능한 정확히 열을 재보자.

체온은 측정 포인트가 어딘가에 따라 같은 시간, 같은 사람에게도 달리 나온다. 사실 중심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나 집에서는 불가능하다. 집에서 흔히 쓰는 체온계로 입안에 물고 측정했을 때와 항문에 넣고 측정했을 때 그 온도차는 섭시 0.6도가 난다. 항문 측정이 조금 더 높게 나온다. 
아침, 저녁에 따른 시간차도 있으며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에 따라 체온이 달라진다. 이를 이용해 배란일도 계산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섭시 38도가 넘으면 의미있는 발열로 봐야 한다.

2. 비상 처치하고도 38도 이상이면 응급실로

섭시 38도 이상의 발열이 지속된다면 응급실 내원을 권한다. 그렇지만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보채지 않고 수분 섭취를 잘 한다면 집에 있는 해열제를 먹이고 미온의 물에 손수건을 적셔 몸에 바르는 것만으로도 체온이 떨어질 수 있다.

3. 어린이의 경우 빠른 대처가 필요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에는 성인과 다른 특징이 있다. 발열의 원인이 호흡기 질환인 경우가 많은데 소아의 호흡기는 기도가 좁아 환기 장애가 쉽게 일어나고 호흡에 중요한 횡경막등의 호흡근도 쉽게 피곤해진다.
또한 성인에 비해 점액선의 밀도가 높아 가래가 많이 나오고 기관지 점막도 쉽게 부종이 오기 때문에 기도 폐쇄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늦지 않게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감염성 상기도 폐쇄라고 부르는 감염성 크룹(infectious croup)은 경한 쇳소리 기침을 하다가 폐쇄가 심해지면 가슴의 흉벽이 호흡시 함몰되는 양상과 함께 기침 소리가 개 짓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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