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그 맛을 다르게 평가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싱겁다고 생각했는데 옆사람은 짜다고 말한다거나, 유명한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먹어보니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없는 경우 등이 있죠. 분명 같은 재료와 같은 양념으로 만든 음식인데 이처럼 사람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몸은 혀에 위치한 미뢰와 냄새를 맡는 후각을 통해 감지된 것이 뇌에 전달됐을 때 맛을 느낍니다. 맛에 대한 정보는 뇌의 변연계를 거쳐 전두엽에 도달해 1차 미각신경을 형성하고, 이후 안와 쪽으로 이동하여 2차 미각신경을 형성하는데요. 매운맛, 짠맛 등 각각의 맛에 따라 다른 부분이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같은 맛의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활성화되는 부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내가 짜다고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옆사람이 짜다고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다르다는 것이죠. 이는 사람마다 맛에 대해 각인된 뇌의 패턴이 전부 다름을 말해주는데요. 내가 생각하는 짠맛과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짠맛이 같지 않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 후각장애 또는 미각장애를 의심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알레르기성 비염, 구강 건조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이 있습니다.

 

식욕 자체가 없어진 경우 역시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 염증으로 인해 시상하부의 식욕조절 중추가 억제되거나 요독이 쌓였을 때 또는 복용하고 있는 약으로 인해 식욕이 떨어질 수 있으니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 본 콘텐츠의 내용은 '나는의사다' 523회에서 발췌하였습니다.(출연: 연세휴클리닉 정신건강의학과 노규식 원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