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란 외이도의 각질세포와 지질, 단백질 등이 떨어져 나와 형성된 것을 말합니다. 흔히 귓밥이라고도 부르는데요. 끈적끈적한 습성 귀지를 가진 백인, 흑인과 달리 한국인과 같은 황인은 대부분 가루 형태의 건성 귀지를 가집니다.

 

귀지는 우리 몸에서 피부가 가장 얇은 곳에 속하는 외이도에서 만들어집니다. 외이도는 동굴과 같이 어두워지는 귓구멍에서 고막까지의 길을 말하며 성인의 경우 그 길이가 평균 2.5cm 정도 됩니다. 

 

이비인후과적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8할이 외이도에서 귀지를 파내려다가 발생하는데요. 외이도에는 굴곡이 있어 면봉을 넣으면 중간에 걸리기 때문에 고막까지 찌르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쇠로 된 귀이개는 얇기 때문에 굴곡을 통과해 외이도와 고막을 건드려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귀지는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아도 저절로 바깥으로 나오기 때문에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괜찮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톱이 자라나듯 고막 역시 점점 바깥으로 자라나는 기관이기 때문에 아주 느린 속도이긴 하나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된 것처럼 귀지가 고막에서부터 바깥쪽으로 밀려나오게 됩니다.

 

게다가 귀지는 라이소자임과 같은 항염증물질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세균감염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오히려 건드리지 않는 것이 귀 건강에 좋습니다. 

 

귀지가 아니더라도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습기 제거를 목적으로 면봉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우리 몸의 세포는 물에 젖었을 때 가장 약하기 때문에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귀는 고막으로 막혀있는 구조이므로 들어간 물은 결국 다시 바깥으로 나오거나 증발하기 때문에 귀에 물이 들어가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평소 귀를 청소할 때는 새끼손가락이 닿는 범위까지만 닦도록 하고, 귀지나 물 때문에 지속적으로 먹먹한 느낌이 들거나 청력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에 내원하여 전문기구를 사용해 안전하게 제거하기를 권유해 드립니다

 

* 본 콘텐츠의 내용은 '나는의사다' 526회에서 발췌하였습니다.(출연: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종엽 교수)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