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

몇 방울의 혈액으로 15분만에 240가지의 질병을 검사할 수 있다는 진단 키트 ‘에디슨’. 이 '에디슨'으로 인해 엘리자베스 홈즈는 9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자신의 기업인 '테라노스'를 단번에 자산 10억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인 유니콘 반열에 오르게 한다.

대통령 장학금을 받으며 스탠포드 대학교에 조기입학한 수재인 홈즈는 19세의 나이에 학교를 중퇴하고 테라노스를 설립했다. 사업수완도 좋았지만 스티브 잡스와 같이 인터뷰 때 검은색 터틀넥을 입어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렸던 그녀는 자신의 미디어 파급력을 가장 잘 활용한 CEO중 하나임에 틀림 없었다. ‘과학 신동’ 프레임으로 단숨에 6억 8,630만 달러(약 7,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가치는 점점 늘어 90억달러에 이르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내부의 평가는 달랐다.

실제로 '에디슨'은 15가지 정도의 질병검사만 가능했으며 이마저도 불확실한 정황이 포착되었는데 그녀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끌기와 비밀유지밖에 없었다고 한다. 만일 그녀가 미디어에 집착하지 말고 개발 결과물을 처음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며 연구개발에 더 시간을 쏟았더라면 현재와 같이 소송을 당하거나 2년간 실험실을 운영할 자격마저 박탈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테라노스 사태 이후 그녀는 지카바이러스를 진단하는 미니랩이라는 혈액 분석기를 공개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듯하다. 한국도 2018년은 바이오,제약의 해라고 많은 투자자들이 얘기한다. 하지만, 테크 스타트업과 달리 바이오 부분은 인간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속도와 경제적 효과에만 집착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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