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이나 과식 후 습관적으로 구토를 한다면, 게다가 피까지 보인다면 '말로리-바이스 증후군'을 의심해 보세요. 말로리-바이스 증후군이란 위와 식도 사이의 점막이 찢어져 출혈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구토할 때 생기는 압력과 위에서 역류한 위산 때문에 손상을 받은 것인데요. 

 

지금으로부터 90여 년 전, 미국의 병리학자 말로리와 내과의사 바이스가 수차례의 구토와 출혈 후 사망한 알코올중독자들을 부검한 결과, 위와 식도 사이가 찢어져 있고 이것에 기인한 출혈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정하면서 이러한 병명에 '말로리-바이스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말로리-바이스 증후군은 과음이나 과식으로 구토가 습관화되었을 때, 구역반사가 심해 내시경 검사 중 상처가 났을 때, 속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손가락을 넣어 일부러 토하는 경우가 많을 때 생길 수 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출혈량이 많지 않아 제산제 또는 지혈을 할 수 있는 위장약을 복용하고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혹 출혈량이 상당한 경우 구토보다 대변으로 배출될 수 있으니 검은색의 변을 보고 맥박이 빠르며 안색이 창백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거식증과 폭식증 등 정신적인 문제로 일부러 토하는 습관을 가진 경우, 이를 숨기기 때문에 말로리-바이스 증후군이 악화되기 쉬운데요. 손가락을 억지로 집어넣어 자주 구토하기 때문에 앞니에 손가락과 손등 사이의 관절이 닿아 굳은 살이 배긴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를 '러셀 사인'이라고 하는데요. 

 

억지로 구토를 유발하는 습관이 지속되면 식도에 천공이 생기고 수술까지 요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으니 주변에 거식증, 폭식증을 앓고 있거나 자주 구토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러셀 사인이 없는지 살펴보고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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