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라스베가스에서 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난사 이후 한달만인 지난 11월 5일(현지시간) 텍사스의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서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27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비영리단체 총기사건아카이브(Gun Violence Archive)에서 분석한 미국 지도를 보듯 상황은 심각하다. 어쩌면 총기사고가 나지 않은 주를 찾아보기가 더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인데 실제로도 그런 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GVA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은 모두 52,502건으로 사망자는 13,186명으로 집계되어 잔인한 통계지만 일평균 40명 정도가 총기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상자까지 합하면 140여명 정도로 세배이상 증가한다. 17세이하의 아이들의 총기로 인한 사망 혹은 부상 통계도 하루 10여명 꼴로 모두 3,300여건이 넘게 집계된다. 네명이상이 사망했거나 다친 총격사건 , 이른바 집단 총기사건은 모두 307건이다. 언론이 라스베가스와 텍사스와 같이 큰 참사에만 정신을 파는 동안 10월 1일과 11월 5일 사이 총 34건의 집단 총기사건으로 149명이 사망했거나 부상당했다. 물론 이 숫자는 4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만 집계한 것이다. 

본 사건을 계기로 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 상원의원,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 밥 케이시(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등은 성명을 내고 총기규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문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라고 규정하며 총기규제론을 일축했다.

실망스러운 건 오늘 발행된 mic.com의 분석기사. 집단총기사건의 배경에는 가정(여성)폭력의 전력이 있다는 내용인데 미공권력이 간과하고 있는 이런 심리학적 배경을 설명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지만 너무나 쉽게 총을, 더구나 자동소총을 , 원한다면 구매할 수 있는 사회적 , 정치적 환경을 소홀히 다루지 않았나 싶다. 뜻한 바는 아니겠지만 트럼프가 얘기한 정신병리학적 분석과 진배 없는 얘기로 읽혀진다.

어쩌면 트럼프와 보수적 공화당원들의 말이 맞을 수 있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총기는 무죄다. 다만 국민의 생존권을 앞에 두고 서부 개척사 운운하며 총기보유를 정당화하는 카우보이 세대 혹은 그것을 미화하고 확장하는 장사꾼들을 정치적 리더로 뽑은 미국 유권자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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