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사연>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9살인 첫째가 생후 36개월에 1형 당뇨 진단을 받았어요. 아이 인생의 절반 이상을 당뇨와 함께 산 셈이죠. 완치되기 전까지는 당뇨를 안고 가야 하지만 최근에 본인의 병을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다고 하며 누구의 잘못으로 생기게 되었는지 자주 질문합니다. 사람들이 아이나 저희 부부에게 나쁜 음식을 먹어서 당뇨에 걸렸다고 하거나, 아이 친구들이 사탕을 먹을 때 '너는 당뇨 있으니까 사탕 먹으면 안 돼.'라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고 하는 말들이겠지만 들을 때마다 속상합니다. 저는 우리 아이와 사람들에게 1형 당뇨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저 어느날 갑자기 닥친 교통사고처럼 다가온 사건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1형 당뇨의 발병 원인에 대해 알려주세요.
 

사연처럼 1형 당뇨에 대한 오해는 굉장히 깊은 편입니다. 소아 당뇨 환자들에 대한 기사를 읽을 때면 '콜라, 사이다 등 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수를 자주 먹어서 그런 것이다, 밥 대신 빵을 먹고 불량식품을 먹어서 그런 것이다' 등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으로 인해 당뇨가 생겼다고 오해하는 댓글들이 정말 많은데요.

당뇨는 크게 1형 당뇨와 2형 당뇨 두 가지로 나뉩니다. 많은 댓글들이 지적한 점은 사실 2형 당뇨에 해당하는 것이지 1형 당뇨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기 때문에 구별을 해야하는데요.

1형 당뇨는 '인슐린'이라는 물건을 만드는 '췌장'이라는 공장에 문제가 생겨서 혈당이 자꾸 올라가는 것을 말합니다. 특정 면역 물질 때문에 췌장 자체가 망가지거나 인슐린이 나가는 길인 '췌도' 가 망가져서 인슐린 분비량이 떨어질 때 생기는 것인데요.

쉽게 말하자면 공장 자체가 망가져서 물건이 충분히 생산되지 못하는 경우와 물건을 만들어도 물류센터로 가는 길이 망가져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1형 당뇨는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문제이기 때문에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이죠. 사연을 보내주신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어느날 갑자기 닥친 교통사고라는 비유와 같습니다.

반면 2형 당뇨는 인슐린이 나오기는 하지만 인슐린 자체가 갖고있는 효과가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생기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혈당 10개를 떨어뜨리는 힘을 가졌던 인슐린이 그 능력이 줄어들어 혈당 5개 밖에 못 떨어뜨리게 되면서 찾아오는 것이 2형 당뇨입니다. 이 경우에는 많은 댓글들이 지적한 것처럼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이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1형 당뇨에 대한 오해 때문에 학교 화장실에 숨어 주사를 놓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1형 당뇨와 2형 당뇨의 차이를 바로 알고 인식개선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을 덜어주는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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