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사연>

안녕하세요, 30대 여성입니다. 직업 특성 상 해외출장이 잦아 생리를 미루기 위해 피임약을 자주 복용하는데요.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몸이 임신을 안 하려고 노력했던 기간을 기억해 자연스럽게 임신을 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 이 일을 한 지 10년이 넘었고 30대 중반인데, 이 얘기대로라면 전 지금 임신하려고 해도 4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임신이 안 된다는 거잖아요? ‘에이, 무슨 소리야~’ 하다가도 ‘설마...?’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새 난임, 불임 케이스가 많잖아요. 피임을 오래하면 임신이 안 된다는 말,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건가요? 또 피임약에도 장기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성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몸이 임신을 안 하려고 노력했던 기간을 기억해 자연스럽게 임신을 피한다?’ 피임을 5년 하면 다음 임신까지 5년이 걸리고, 피임을 3년 하면 다음 임신까지 3년이 걸린다는 속설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X ! 피임약을 오래 복용한다고 해서 가임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가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나이’인데요. 사연자가 걱정하는 바와 같이 30대에 피임약을 복용하다가 40대가 되면 피임약을 먹지 않았다 하더라도, 루프와 같이 다른 방법으로 피임을 했다고 하더라도 나이 때문에 가임 확률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피임 목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 매일 한 알씩 먹어야 하고 하루만 빠뜨려도 다음날 두 배를 먹어야 하지만 사연자와 같이 피임약을 피임 목적이 아닌 생리를 미루기 위한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오면 약을 끊을 것이기 때문에 가임력이 돌아오는 것과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해외출장이 잦아 비행기를 탈 일이 많은 경우, 피임약에 들어있는 에스트로젠 성분이 혈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하는데요. 흡연하는 여성들, 특히 만 35세 이상의 여성에게 이러한 부작용이 현저하게 나타나므로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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